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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주님들에게도 누군가는 필요하잖아요” 민중의소리 기사
등록일 :2018-08-24 / 작성자 : [관리자] / 방문수 : 313
[만민보] “점주님들에게도 누군가는 필요하잖아요” 정종열 가맹거래사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 창립멤버·정책기구 담당자

박세호 기자 ueg21@vop.co.kr
발행 2018-04-19 08:45:32
수정 2018-04-23 09:5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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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거래사. 공정거래위원회가 실시하는 시험을 거쳐 공정위에 등록한 국가자격사다. 가맹사업과 관련된 전반적 안내 및 법률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업성 상담 및 검토, 가맹계약서 자문, 가맹사업거래 분쟁조정 신청 대행, 정보공개서 등록 신청 대행 등이 주요 업무다. 쉽게 말해 프랜차이즈 전문가다. 전국 가맹거래사는 약 500여명이라고 알려졌다. 대부분은 프랜차이즈 본사 법무팀에서 일한다.

정종열(49)씨는 공인 가맹거래사다. 특이한 건 그가 가맹점주들을 대변하는 단체 소속의 가맹거래사라는 점이다. 정씨는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의 정책기구를 맡아 일하고 있다. 연석회의는 각 프랜차이즈별로 점주들이 결성한 점주협의회가 다시 모여 만든 전국 연대체다. 정씨는 가맹본부에 ‘기울어진 운동장’인 가맹사업법의 개정 방향을 제시하거나 직접 개정안을 마련하고, 단체 소속 회원들에게 가맹사업법 상담과 자문을 제공하는 일을 하고 있다. 16일 방배동에 있는 연석회의 사무실을 찾아 정씨를 만났다. 일전에 스치듯 만났던 기자를 잊지 않고 떠올리며 환하게 맞이해줬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 소속 정종열 가맹거래사가 16일 '민중의소리'와 만나고 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 소속 정종열 가맹거래사가 16일 '민중의소리'와 만나고 있다.ⓒ민중의소리
한국 프랜차이즈 주수익은 물류·인테리어

지난해 프랜차이즈 갑질 논란이 뜨거웠다. 정씨는 갑질이 반복되는 원인이 수익배분구조에 있다고 지적했다. “본질이 다 거기서 파생되는 성격이 있어요. 공정하지 못한 수익배분의 문제죠. 프랜차이즈 전체 매출이 100조 조금 넘어섰어요. 그중에 수익이 7조5천억 정도 돼요. 여기서 23만명 가맹점 사장님들이 5조를 나눠 갖고 나머지 2조5천억이 약 2700개 본사가 가져가요. 대부분의 과실이 본사에 가는 구조거든요.”

정씨는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가장 큰 현안으로 필수물품 문제를 꼽았다. 필수물품은 각 가맹점이 반드시 본사로부터 구매해야 하는 물품이다. 본부가 자의적으로 과도하게 많은 품목을 필수물품으로 지정하고 시중가보다 비싼 가격을 받아 프랜차이즈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왔다. 가맹사업법 시행령에 필수물품에 대한 일부 원론적인 규정은 있지만 명확하지 않아 한계가 있다. 정씨는 국내 가맹사업의 경우 “유통업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프랜차이즈는 기본적으로 우수한 기술과 노하우가 있지만 자본력이 없는 본부와 소자본을 가진 점주들이 결합해 사회적 효용성을 올려내는 산업모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같은 경우에는 무형적 가치가 특별히 없는 경우가 많죠. 여기에 소자본이 결합하는 형태에요. 점주들에게 물류를 공급해주고 거기서 생기는 차익을 갖는 게 주수입원이에요. 이건 프랜차이즈라기보다 유통업 성격이 강한 거죠. 이걸 해결하려면 필수물품을 부당하게 강요하는 행위가 금지돼야 해요.”

정씨는 미국 등 해외처럼 로열티 중심으로 프랜차이즈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통업 말고도 프랜차이즈 본사 수익의 한 축이 실내 인테리어 공사”라며 “이런 데서 주수익을 얻을 게 아니고 경쟁력과 무형적 가치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아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물류나 인테리어 공사는 점주에게 넘기고 로열티 중심의 산업구조로 넘어가는 양적‧질적 전환이 필요해요. 지금까지는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돈을 버니까 본사가 제품 개발 안 해도 되고 마케팅도 특별히 안 해도 됐죠. 심할 경우에는 점주가 망할수록 좋아요. 점포를 새로 출점하면 돈이 또 들어오니까. 지금은 본사하고 점주 수익이 반비례해요. 점주 이익과 본사 이익이 서로 상충하거나 큰 관계가 없는데, 로열티 중심으로 가면 비례하는 형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둘이 경제적 운명공동체가 되는 거죠.”

지난해 9월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맹사업법 개정 촉구대회
지난해 9월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맹사업법 개정 촉구대회ⓒ제공 : 뉴시스
또 정씨는 점주들이 본사와 실질적으로 협상할 수 있도록 점주단체를 교섭단체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는 개념만 놓고 보자면 계약으로 맺어진 서로 대등한 관계여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가맹본부와 점주 개인이라는 불균형 속에서 이런 저런 불공정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개인 점주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도 사실상 경제법 영역에서 최초로 단체구성권과 거래조건 협의요청권이 법 안에 들어와 있어요. 교섭권까지는 아니지만요. 이를 근거로 점주단체들이 결성되고 있고 연합도 이뤄 같이 활동하고 있죠. 그런데 아직 법이 보완이 덜 됐어요. 단체를 구성하면 명확하게 공정위에 신고하고 정당성을 부여받도록 해야 해요. 또 이렇게 신고한 단체가 본사에 거래조건 협의를 요청하면 본사는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할 수 없도록 법을 개정하는 것을 주요 현안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사건까지만…’ 반복되는 문제에 ‘제도개선’ 활동 나서

연석회의는 지난 2015년 출범했다. 2년이 좀 넘은 기간에 가입단체가 30여개, 회비를 내는 회원이 만여명을 넘었다. 정씨는 “전체 가맹점주가 공식 통계로만 23만명, 업계는 30만명 정도 잡아요. 서둘러서 최소한 10% 이상은 회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라고 말했다. 정씨는 연석회의 창립멤버다. 가맹점을 운영하는 ‘사장님’도 아니었지만 법적‧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연석회의를 꾸리는 데 앞장섰다.

“개별 분쟁에는 한계가 있다 보니 집단적으로 모여서 분쟁 해결을 시도했죠. 그게 미니스톱이나 세븐일레븐 같은 경우에요. 그런데 집단분쟁을 하다 보니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한이 없더라고요. 법을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려니 이게 한두 브랜드로 되는 일이 아니잖아요. 단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본격적으로 모이기 시작했죠. 전문 거래사로 활동하면서 이런 저런 조력을 하고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정책을 담당하게 됐어요.”

정씨가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단연 “현안인 법이 개정될 때”였다. 경제법 영역에서 점주의 단체교섭권 등은 세계적으로 한국에만 있다. 또 “점주들의 애로사항이 잘 해결됐을 때”도 정씨가 성취감을 느낀 순간이었다. 적자로 인해 폐점을 하고 싶지만 수천만원 위약금 요구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편의점 점주들이 “최소한의 권리를 찾아 나왔던 일”을 정씨는 소개했다.

자료사진
자료사진ⓒ민중의소리
어려움도 많았다. “희생들이 따랐어요. 미스터피자 같은 경우 사람이 두 명이나 자살을 하셨어요. 그런 것들이 힘들죠. 특히 두 번째 돌아가신 분은 저랑 2년 반 넘게 같이 싸워오던 분이에요. 이후에도 계속 도와달라고 하셨어요. 신경을 쓴다고 쓰는데 다른 부담을 핑계로... ‘아차’하는 순간에 사고가 생겼어요. 경황이 없는 가운데 소홀했는데 그렇게 돌아가셔서...” 정씨에게 마음의 짐이 됐는지 말을 잇는 게 힘들어 보였다.

많은 가맹거래사가 가맹본부 법무팀에서 일할 때 점주 곁에 선 이유를 물었다. “본사 일하는 것도 필요하죠. 그런데 점주님들한테도 누군가는 필요하잖아요. 그런 생각에 하는데 이게 한이 없어서 제도개선을 하지 않고는 문제가 끊이지 않겠다고 느껴 단체 일을 하게 됐어요. 제도개선이 돼야 본사한테도 좋고 산업에도 좋다고 봐요. 점주님들도 살아야 본사도 같이 공존할 수 있는 구조가 되는 거잖아요. 최소한 그 정도까지는 해야겠다는 생각이죠.”

정씨는 원래 ‘멋진 프랜차이즈’를 만들어보려고 이 업계에 들어왔다. 본래 법무를 보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프랜차이즈를 하면 능력만 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가맹거래사 자격증도 이미 따놓은 상황이었다.

“능력과 기술만 있으면 특별히 자본이 없어도 가맹점 천개, 만개 프랜차이즈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일에 조력하면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랬는데 와서 보니까 분쟁 사건이 이어졌고 점주님들이 자살도 하고 그랬어요. 이 사건은 좀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 사건 잡고, 끝나면 또 있고, ‘이 사건까지만...’ 하다가 여기까지 왔어요.”

정씨는 “진짜 컨텐츠를 가진 프랜차이즈”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놓지 않았다.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면 “내 일”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된 다음에는 본격적으로 괜찮은 무형적 가치를 가진 프랜차이즈를 해보려 해요. 프랜차이즈가 고용창출 효과가 좋아서 가맹점 만 개면 5만명이 먹고 살아요. 일자리도 확 늘잖아요. 같이 잘 사는 거죠. 이왕이면 또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으면 좋겠고요.”

정씨의 프랜차이즈를 하루라도 더 빨리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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